본 연구는 1980년 대 후반부터 2000년 대 후반까지 경기 도 파주시 일대 남북한 접경지역의 산림 경관 변화 추이를 분석하였다. 산림 경관 변화 추이는 1980년 대 후반과 2000 년 대 후반 촬영된 Landsat 위성 영상에서 추출한 각 시기별 산림의 공간 분포를 경관지수를 이용해 계량화하여 종적 비교 분석하였다. 위성영상 분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단일 계절 영상이 아니라 봄철(5월 말~6월 초)과 늦여름-초 가을(9월 말~10월 초)에 촬영된 영상의 밴드들을 중첩하여 다중 계절 영상을 제작·분석하였다. 산림 공간 분포는 다중 계절 Landsat 영상을 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의 일종인 support vector machine(SVM)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산림, 초지, 농경지, 비식생지, 수체의 5개 식생 유형으로 분류하 여 추출한 다음, lacunarity 지수를 이용하여 계량화하였다. Lacunarity 지수는 프랙탈(fractal) 기하학에서 파생된 경관 지수의 일종으로, 프랙탈(fractal)이 분석 대상 물체가 공간 을 얼마나 복잡하게 채우고 있는지에 관한 지수라면, lacunarity는 공간에 분석 대상 물체들이 채워지고 남은 빈 공간들이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관한 지수이다. Lacunarity 는 분석의 지리적 척도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지는 경관 지수로, 지엽적 수준에서 광역적 수준까지 다양한 지리적 척도에서 산림의 파편화를 분석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임진강 이북의 비무장지 대(demilitarized zone: DMZ)와 민간인통제구역(civilian control zone: CCZ)에서는 지난 20여년 간 산림 면적이 13.2% 증가하여, 군사 활동으로 훼손된 산림에 형성된 초지 와 버려진 농경지들이 산림으로 자연천이되고 있었다. 반면 민간인의 활동이 자유로운 임진강 이남 지역은 같은 기간 산림 면적이 9.3% 감소하여 개발로 인한 산림 훼손이 진행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Lacunarity 분석 결과 지난 20여 년 동안 임진강 이북의 산림 경관은 지엽적 수준에서는 파 편화도가 감소한 반면, 광역적 수준에서는 파편화도가 오히 려 증가한 것을 나타났다. 이 결과는 1980년 대 후반에는 파편화되어 있던 산림 패치들 사이의 작은 틈들이 초지와 농경지의 자연천이로 점차 메워져서 지엽적 수준의 산림 파편화는 감소하였지만, 도라산역 개발 등 지난 20여 년 간 이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발로 넓은 산림이 사라지 면서 광역적 수준의 산림 파편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진강 이남의 산림은 분석의 공간 척도에 관계 없이 산림 파편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에 농경 지 개간, 공장 등 개별 건축물 건설 등 적은 규모의 개발 뿐 아니라 신도시 개발과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인한 산림 훼손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남북한 접경지역에서 식생의 자연천이가 진행되면서 과거 농경지 개간과 전쟁 등 군사활동으로 파편 화된 산림이 복원되고 있긴 하지만, 이는 민간인의 접근이 제한된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고, 실제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결정하는 광역적 수준에서는 오히려 산림 파편 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접경지역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남북한 통일 후 비무장지대나 민간 인통제구역을 어떻게 관리할지 뿐 아니라 민간인 활동이 자 유로운 인근 지역을 지금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 가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