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하며, 특히 “역사문화환경”이란 문화재 주변의 자연경관이나 역 사적·문화적인 가치가 뛰어난 공간으로서 문화재와 함께 보 호할 필요성이 있는 주변 환경을 지칭한다. 우리나라의 경 우 역사문화환경을 단독으로 문화재로 지정하기 보다는 주 로 문화재와 문화재 인접 자연경관을 함께 문화재로 지정하 여 보호하고 있다. 경주시 탑동에 위치한 오릉은 1969년 사적 제172호로 지정되었고 면적은 185,129㎡이다. 삼국사기(1145년)에 따 르면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제2대 남해왕, 제3대 유리왕, 제5대 파사왕 등 신라 초기 4명의 박씨 임금과 혁거세의 왕후인 알영왕비 등 5명의 무덤이라 되어 있다. 경국대전 (1429년)에서는 오릉에 대해 묘비를 세우고 수호군을 두어 특별히 관에서 제사와 보호를 담당하였으며 원림의 보호 및 수목의 벌채나 농지의 개간 등을 엄하게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듯 오릉은 5개의 봉분 뿐 아니라 주변 원림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되어 왔으며, 특히 역사적으로 한 반도의 능묘 수호의 과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문화재 중 “생물자원”을 포함할 경우 일부 천연기 념물을 제외하고 문화재 지정 당시 및 최근까지도 현황에 대한 구체적 정보 기록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문화재 보호의 기본원칙은 해당 문화재의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며 (문화재 보호법 제3조), 이는 생물문화재에 대해서도 동일 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경주 오릉의 경우 문화재 지정 이전 오릉 내 식생현황조사에 대한 기록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 독부에 의해 작성된 조선의 임수(1928)에서 주요 수종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만 살펴볼 수 있으며, 문화재 지정 이후 문화재 관리를 위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 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재로서 경주 오릉 내 식생현황 에 대한 현 상태를 공간정보로 구축하고 문화재로서 오릉의 자연환경에 대한 향후 관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경주 오릉 내 식생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상지 내 수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개별 수목의 생육위치 를 디지털좌표로 측정하고 수종명, 규격, 생육상태를 조사하 였다. 수목의 규격은 수고, 흉고직경, 수관폭을 조사하였고, 수목생육상태는 양호, 불량으로 판단하였다. 지형특성의 경 우 1:1,000 수치지형도의 등고선데이터를 추출한 분석과 현 장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비교하였다. 현장조사 시 성토된 수목의 경우 성토 높이를 측정하여 분석에 반영하였다. 경주 오릉 내 수고 2m이상, 흉고직경 2cm이상 수목은 조사일 기준 총 35종 1,942주가 생육하고 있었다. 이 중 오릉 내 환경적 특성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종으로 판단되는 종은 총 12종이었으며, 조경적 관점에서 식재된 종의 경우 23종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주요 수종인 소나무와 버드나무, 왕버들의 생육환경을 살펴보면, 소나무의 경우 하안림이나 하천상에 발달된 퇴적지 등에서 배수가 잘되고 토양이 건조한 곳이었으나(김진수 등, 1993; 이응열, 2013), 버드나무속(Salix)은 수분이 많은 저수지, 하천변 및 계곡 등의 습지가 생육적지였다(이인순 등, 2001). 그러나 현장조 사 결과 대상지 내 성토와 암거배수로 인해 전반적인 버드나 무속 고령목의 생육이 불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주 오릉의 경우 신라시조의 무덤으로서 5개의 능과 인 접 원림을 지속해서 보호해 왔으나, 기존의 문헌과는 달리 잣나무, 배롱나무 등 자연적 유입이 아닌 식재된 수종이 높 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기존수목의 전반적 생 육이 불량한 상태로 확인되었다. 이는 역사문화환경을 문화 재로 지정하였으나 역사적 고증 없이 문화재를 관리한 결과 로 판단된다. 이에 문화재 지정 전의 숲의 원형과 해당 지역 의 지형 및 토양, 생태적 특성분석을 통해 문화재로서의 원 형 보전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