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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1906년에 거창군 북상면 갈계리 묵계에 건립된 택존재는 옛 안의현을 대표 했던 사족층의 일원인 은진임씨 효간공파 문중 소유의 재실에 해당한다. 그런데 택존재의 경우 시조에서 5대 조상까지를 추모하기 위한 재실 본연의 목적 외에도, “3대에 걸친 미덕[三世之美]”을 간직한 효간공파 일문의 기념비적 공간의 성격을 겸하고도 있음이 주목된다. 즉, 택존재는 이 건물이 영건된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해준 덕산 임진원과 그 자·손들인 오당 임수양⋅회당 임필희, 이렇게 3대에 걸친 미덕을 표상해 주는 공공의 재실이었던 것이다. 면우 곽종석이 ‘은택이 깃든 재실’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이제 ‘택존(澤存)’의 실상을 간략하게 적시해 두자면, 이른바 ‘5건 8조’로 지칭되었던 종족과 면민들을 대상으로 한 임수양의 적극적인 시혜⋅구휼 활동과 더불어, 또한 그 아들인 임필희가 지역민에게 기여한 다양한 작문 활동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종족[族]의 사이가 소원하고 가까운 게 없는 것은, 모두가 한 조상의 후손들이기 때문”임을 지적하는 가운데, 이들에게 경제적인 지원 활동을 펼칠 것을 명한 임진원의 생애 마지막 유언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후손들은 시혜를 베풀 개별적인 품목들인 ‘5건’과 함께, 이 5건을 포함하여 재실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자 절목인 「8조」를 통해서, 임진원의 유언을 가시화하는 활동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물론 「8조」 가운데는 서당 운영을 위한 지침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다. 이는 택존재 천장 상단에 가설된 서책을 수납하기 위한 별도의 시설과 더불어, 한때 이 건물이 건실한 수준의 재실형 서당을 운영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5건 8조’를 관류하는 철학적 차원의 처방인 ‘모도 (母道)⋅자도(子道)’라는 두 원리를 아울러 제시해 두었다는 점이다. 택존재가 영원토록 ‘은택이 깃든’ 공간으로 남기를 기약해 보인 두 종류의 원리는, 곽종석이 ‘택존’이라는 가명(嘉名)을 부여했던 진정한 이유를 실감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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