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55년 전에 누에의 성페로몬이 보고된 이후 곤충의 신호물질은 합성 살충제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주목 받으면서 관련 분야의 눈부신 연구 성과가 도출되었다. 페로몬을 비롯한 곤충 신호물질은 종 특이성이 강하고, 소량으로도 활성이 높으며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 해가 없어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 해충의 방제에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성페로몬을 트랩의 루어로 활용하여 특정 해충의 존재 여부와 시기별 발생밀도를 파악하는데 활용하거나, 성페로몬 성분을 다량으로 투입하여 자연 발생하는 개체군의 교미를 교란하여 다음 세대의 밀도를 점차 감소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해충의 발생예찰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루어수는 연간 약 1,700만개에 달하며, 교미교란제가 처리되고 있는 농림지 면적은 약 77만 ha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페로몬을 이용한 해충 방제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으며, 현재 과수원에 발생하는 해충의 친환경 방제 수단으로 그 가치가 증명됨에 따라 참여 업체와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페로몬을 활용한 해충 방제 기술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방류 이외의 다른 곤충들의 신호물질을 동정하여 적용할 대상 해충을 확대하고, 방출 소재를 국산화하여 외국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