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적 가치가 새로운 현대적 경험의 현실 앞에서 무너져 내렸을 때 모더니스트 작가들은 개별적 방식―예술이나 스스로가 만든 종교 등―으로 자기의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 대표적 모더니스트 중 하나인 예이츠도 추상적 과학과 소박한 신앙에 염증을 느끼고 문학적 소재를 이용하여 “새로운 종교, 거의 오류가 없는 시적 전통의 교회”를 세우게 된다. 그는 비전에서 고안하여 그의 예술적 창작의 원리로 삼은 자신의 상징 체계를 설립하는데, 그 기본 개념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개인이든, 역사든, 우주적 힘이든, 하나의 대립된 갈등 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의 극적 양상에 의해 그는 현대 세계에서의 인간 실존의 모순적 성격을 인식하고 이러한 인식을 통해 자기 스스로 해결점을 찾는다. 예이츠에게는 그의 삶이 또한 대조의 드라마였는데, 자신의 내면에서 대립에 의해 늘 분열된 채로 있으면서 모든 대립이 그의 예술 창작을 통해 조화로운 전체로 해결되는 상태를, 비록 성취할 수는 없어도, 추구해 온 때문이었다. 세상의 유전에 말린 한 사람으로서 예이츠는 “다 떨어진 외투”가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실패자로 운명지어져 있었다. 하지만 시인으로서 그는 그의 예술적 삶에서 승리하였다. 대조의 드라마에 의해 그는 분열되고 갈등하는 현대 세계의 경험에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본고에서는 예이츠의 주요 단시 4편을 대상으로 하여 예술과 삶, 영과 육, 시간과 무시간, 실제와 이상 등 대립하는 갈등 상으로 드러나는 그의 모순적 비전에 대해 논의하였고, 빅토리아적 가치의 관점에서 보아 부조리하고, 무의미하고, 기껏해야 파편적으로 보이는 현대의 세계를 그 자신의 의미 있는 새로운 세계로 재구성한 것을 그의 모더니스트로서의 업적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