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0세기 중·후반에 한문학 진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경주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원인을 밝힌 것이다. 10세기 중·후반은 한문학을 진흥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이전 시기와 성격을 달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통치자의 기대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문학의 부진에 대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일방적이고 몰주체적인 중국 문화 수용에 대한 반발 분위기가 집단적으로 존재하였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문화를 전범으로 해서 한문학을 향상시키려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최승로, 이지백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속적으로 향가가 향유되고 있는 현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 시기에 향가는 한시와 동등하게 가치를 부여받으며 특히 감흥의 영역을 담당하였다. 향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한시의 영역이 확장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정착되지 않은 과거제도이다. 과거제도를 통해 성취하는 사회적 영달은 곧 가문의 영달이라는 의식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사실은 과거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하여 10세기 중·후반의 한문학은 적극적인 진흥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