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을 오라토리오와 같은 음악 설교의 관점에서 해석하기를 시도했다. 이는 브람스의 성서와 신학에 대한 연구와 성서 가사를 본인이 직접 세심히 조합하였 음에 근거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먼저 인간의 고통과 신의 무한성을 주요하게 다루었던 루터의 십자가 신학과 키르케고르의 믿음의 역설을 개괄하였고, 이러한 신학적 원리를 음악 분석에 적용 했다. 시련의 날을 배경으로 한 무한자와 유한자의 운동이라는 역설적 믿음의 원리는 전위, 역행 등의 동기의 변형 기법으로 설명하기에 적합하였다. ≪독일 레퀴엠≫에 등장하는 두 개의 동기는 유한자 동기와 무한자 동기로서, 유한자 동기는 노이마르크의 코랄 ‘저 하나님께 이끌리어’(1657) 에서 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무한자 동기는 쉬츠의 ≪장례음악≫(1636)의 ‘대속자’에서 온 것으 로 가정되었다. 분석을 통해 무한자와 유한자의 관계, 대화, 합일이라는 관점에서 유한자 동기와 무한자 동기 가 어떻게 조합되면서 변형되는지 관찰하였다. 연구결과 동기의 구상은 음악적 문맥에 따라 숨어 계시는 하나님과 계시된 하나님을 상징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무한자 동기 원 형은 푸가주제에 사용되었는데, 3악장 푸가에서 역행과 전위로, 6악장 푸가에서 원형으로 나옴으 로써 브람스의 레퀴엠 가사가 의미하는 신학적 주제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