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의 『농토』(1947)는 해방직후 북한 지역에서 실시된 토지개혁을 다룬 작품이다. 『농토』는 이태준이 월북 이후 처음 발표한 장편소설로 억쇠라는 인물이 노비에서 소작농, 농업노동자, 머슴 등 봉건제도의 희생자에서 토지개혁의 주체가 되는 농민으로 성장한다는 서사를 통해 해방직후 북한의 토지개혁 과정과 그 의의를 밝히고 있다. 이태준은 토지 소유자를 봉건적 지주, 자본주의적 고리대금업자, 일본의 식민지 수탈기구인 동양척식회사, 친일파 관료 등 다양한 신분 구조로 변주하지만 결국은 토지를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단순화시킨다. 이태준은『농토』에서 토지를 소유했는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적 대립 구조를 통해 갈등을 선악구조로 단순화시켜 현실의 모순을 강화하였다. 해방직후 북한의 토지개혁은 1946년 3월 5일을 기하여 북한 전역에서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원칙에서 시행되었으며 궁극적으로는 지주층의 해체를 통한 봉건적 신분질서의 개혁을 목표로 하였다. 결국 이태준은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행한 토지개혁에 의해 이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고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태준은『농토』 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토지개혁을 통해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면서 해방이전 작품 경향과 달리 사회주의적 낙관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