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에서 수인목판화가 사회주의 민족미술로 발전하게 된 배경과 그 주요 특징 을 고찰하였다. 2017년 수인목판화기법이 북한의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후, 수 인목판화는 여전히 북한 미술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본 연구는 북한의 수인목 판화가 대두하게 된 배경을 두 가지 주요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째, 1950년대 말 북 한 미술계에서 동유럽과의 교류를 통해 조선화를 민족적 양식으로 재발견하였고,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화의 미감을 반영한 수인목판화의 기법을 도입하려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60년대 중반 북ㆍ중 외교갈등 속에서 북한은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주체미술론을 바탕으 로 출판미술에서도 조선화화법의 도입을 요구했다. 둘째, 1991년 김정일의 「미술론」 발표 이후 북한 미술계는 수인목판화를 민족판화로 주목하며 그 민족적 독자성을 강조했다. 본 연 구는 또한 북한 수인목판화의 주요 소재를 체제선전, 전통풍속, 자연풍경의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분석했다. 우선, 북한 수인목판화는 여성 이미지와 자연풍경을 통한 체제선전과 인민 의 정신함양을 도모하는 점에서 중국 수인목판화와 유사한 측면이 발견된다. 특히 북한 수인 목판화와 중국 수인목판화가 각각 조선화와 중국화의 미감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묵의 농담과 담채의 처리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한편,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북한 민중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들은 북한 당국의 민족체육 정책과 관련이 있는데, 수묵과 색조의 농담 보다는 먹선으로 윤곽을 잡고 수성안료로 색을 표현한 북한 초기 배운성의 수인목판화 특징 이 엿보인다. 북한의 수인목판화는 북한 사회주의 건설에 기여하는 대표적 시각예술로, 민족 주의와 애국심을 고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