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일반 승객들은 승선환경 비숙련자이기 때문에, 재난환경에서 일반승객의 행동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재난대응방안수립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연구는 재난상황 중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전조건에서 선내환경 비숙련자들의 이동특성을 파악한 것이다. 연구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상조명조건에 비해 정전조건일 때의 이동시간이 전구간에서는 155.8~247.1 %, 복도 구간에서는 56.9~331.7 %, 계단 구간에서는 75.3~152.9 % 각각 더 소요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정전조건 시나리오 중에서도 피난유도기구가 설치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이동시간이 전구간에서는 21.6~24.0 %, 복도구간에서는 37.7~58.9 %, 계단구간에서는 18.7~19.2 % 각각 짧았다. 피난유도기구가 없는 정전조건에서 이동에 도움을 준 것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대해 유효응답자의 60.7 %가 벽/계단(35.7 %), 핸드레일(25 %) 등 선내 구조물을 선택하였고, 28.6 %는 개인적 직감에 따라 이동하였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피난유도기구가 부착된 실험에 참여한 후 동일한 설문에 대해서는 유효답변의 50 %가 피난유도기구를 선택하였다.
본 연구는 승선 생활에 미숙련된 일반승객이 해상재난 발생 시 여객선 내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피난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선박 항해 환경에 따른 승선 중 보행속도를 실측실험을 통해 취득하고 이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81명의 남녀 대학신입생이 참가한 승선 실험에서, 평면복도 직선부에서의 평균보행속도는 항해시가 정박시보다 27.2%, 평면복도 코너부에서는 23.2%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나 항해중 선박 동요에 따른 속도 저하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항해상태에서 실측된 상향계단과 하향계단에서의 평균보행속도는 각각 0.71m/s, 0.75m/s으로 측정되었다. 군집충돌 이동실험에서는 인근 보행자와의 보행 간섭으로 인해 후미로 갈수록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선두의 이동속도가 군집 전체의 이동속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