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초기 계몽주의 이론가이자 작곡가였던 라모가 자신의 첫 음악비극 ≪이폴리트와 아리시≫의 프롤로그에서 이성과 감성으로 치환할 수 있는 디안과 라무르를 어떻게 음악적으로 처리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라모는 질서를 세우는 디안을 장조성(D, G, A)으로, 그리고 낭송적이고 화성적으로 작곡한 반면, 질서를 깨트리는 라무르를 단조성(b, f#)으로, 그리고 장식적이고 모방적으로 작곡하였다. 이러한 음악적 대비를 통해, 라모가 디안과 라무르를 음악적으로 대립시켰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라모의 이론을 통해 장조성의 디안을 단조성의 라무르보다 더 우월하게 여겼음을 추측하여 볼 수 있다. 그러나 라모는 디안(D)과 라무르(b)를 조성적으로 가깝게 설정함으로써, 두 신을 극렬하게 대비시키기보다는 조화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는 계몽주의 시대의 이성과 감성을 바라본 시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