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잉카 쇼니바레의 《머리 없는 형상》 작업에 나타난 식민권력의 전복을 탈식민주의 이론 가 호미 바바의 ‘모방’ 개념을 통해 분석하였다. 쇼니바레는 유럽의 제국주의 침략이 극에 달한 18-19세기의 역사·문화를 패러디하고 식민지배자로 등장하는 인물의 머리를 자름으로써 권력의 불균형에 저항하고 인물에 식민사의 산물인 더치 왁스 천으로 만든 빅토리아 시대 의상을 입힘으로써 제국과 식민, 유럽과 아프리카 등의 이분법적 대립의 해체를 시도하였다. 그의 작품은 ‘거의 동일하지만 아주 똑같지는 않은’ 차이를 드러내는 피지배자의 과장된 모방을 통해 지배자의 정체성과 지배-피지배 구조를 위협한다. 또한 과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역사를 피식민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전 지구화 시대에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권력의 불균형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