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 생명정치에 있어 안창홍 인물화의 ‘죽음의 미학’이 갖는 함의를 두 시기로 나누어 분석한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검열과 통제 기제가 강했던 시기, 안창홍은 억압된 정서인 분노를 형상화했다. 이 시기 안창홍 작업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순수한 폭력의 미학을 나타낸다. 1980년대 후반에서부터 1990년대 말 즉 신자유주의 생명정치가 한국인의 생명을 금융 차원에서 담보로 잡았던 시기, 안창홍은 과도한 욕망의 추구 때문에 분열된 자들의 초상을 불안의 미학으로 나타냈다. 폭력과 불안으로 형상화된 안창홍의 ‘죽음의 미학’은 절대로 죽을 수 없는 생명의 단독적 잠재성 혹은 그 생명력에 대한 반어적 표현으로써, 조르조 아감벤의 “어떤/ 모든 단독성”의 미학적 형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