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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중국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였으며, 이 에 따라 중국어는 가장 중요한 외국어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는 통문관(通文館), 조선시대 사역원(司譯院)을 통해 중국어가 교육되었고 四書나 直 解小學과 같은 중국의 경전이나 老乞大, 朴通事와 같은 회화서를 사용했다. 조 선 중기, 왜란과 호란을 겪으면서 실질적인 의사소통에 필요한 교재가 필요함을 깨 달으며 여러 회화서의 개수본(改修本) 뿐만 아니라, 譯語類解와 같은 유해류(類解 類), 즉 분류어휘집도 편찬되었는데 이는 다양하고 풍부한 어휘 학습을 도와 정확한 의사소통에 기여하였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는 민간에서 중국어 학습 수요가 증가 하여 민간인 저자에 의해 華語類抄, 漢語抄, 華語, 漢談官話와 같은 유해류 서적이 편찬되었다. 이들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근현대시기 한국과 중국 두나라의 언어사를 조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漢談官話는 1902년 필사,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며, 저자는 미상이다. 18개의 부 류(部類)로 나누어 총 613개의 어휘를 실었다. 譯語類解나 華語類抄처럼 천문(天 文)으로 시작하지 않고 인사‧관직 관련 어휘로 시작하고 있으며, ‘一字部’, ‘不字部’, ‘長語類’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구어체의 어휘, 어구, 문장 표현을 실어 실용성을 높였다. 어휘 부류 및 뜻풀이의 형식과 내용에서는 기존 유해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혁신을 꾀하였다. 각 부에 수록된 어휘는 의미의 상관관계에 따라 연 관성이 있는 표제어끼리 가깝게 배열되었다. 또한, 사용자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문(諺文) 대역어(즉 당시의 한국어)와 한자 및 한문을 이용하여 뜻풀이했다. 譯語類解나 華語類抄와 공통적으로 수록된 어휘 비율이 매우 낮아 漢談官話의 저자가 매우 독자적인 시각에서 어휘를 수집, 분류했음을 알 수 있다. 漢談官話의 주음(注音) 측면에서 살펴보면, 見組 성모가 일부 구개음화 되기 전 의 형태인 ‘ㄱ’, ‘ㅋ’으로 기록된 것과 日母가 영성모로 기록된 것은 동북 방언의 영 향을 받은 부분이다. 그러나 來母를 ‘ㄴ’으로 주음 한 것과 같이 당시 한국 한자음을 학습하는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에 따라 주음하고, 端組를 ‘ㅈ’혹은 ‘ㅊ’과 같이 한국 한자음에서의 구개음화 현상에 따라 주음하며, ‘兒’을 ‘라’로 기록한 것은 저자의 중 국어 음운학적 지식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자, 이 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 러나 漢談官話는 체제, 형식, 어휘, 뜻풀이 면에서 볼 때 기존 유해류 서적과는 뚜 렷한 차별성을 보이는 혁신적인 성격의 유해류 서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근현대 한 중 양국의 언어사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