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8세기 서단의 대표적 인물인 坯窩金相肅(1717~1792)의 ꡔ坯窩遺稿ꡕ와 ꡔ百一集ꡕ의 「筆訣」을 중심으로 그의 서체와 서예론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김상숙의 書體成立배경에서 그는 다른 사람의 서첩을 모방하지 않고 고인의 筆意를 상상하여 붓끝에 옮겨 내는 방법으로 鍾繇의 「宣示表」, 「薦季直表」, 「力命帖」등의 法帖을 철저하게 意臨하였다. 그 결과 필획이 가늘면서도 굳센 心畫을 바탕으로 線條가 절제되고 字軀가 아담한 稷下體를 이루어 낸다. 이는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筆意를 內含하고있는 楷書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선비의 고고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는 書家의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필획을 중시하여 筆才의 高下를 막론하고 작가의 마음에서 배태된 心畫이 있어야하며, 바람직한 심획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여야하며 정밀하고도 부단한 학습을 통하여 작가의 내면세계가 서론을 통해 온전히 전달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서법이 완성된다고 주장하여 심획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手隨心運論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김상숙의 개성화 된 서론과 서체의 창안으로 18세기 서단이 백화만발하게 된다. 이는 서예의 반성적 전형을 왕희지로 삼고, 주체적 창조정신과 생명정신을 예술창작의 기저로 삼아, 서예의 체질을 개선하는 법고주의 발현에 의한 서예의식을 고취시켰다. 이러한 주체적 예술 활동은 서예의 외재적 객관규율을 중시하던 기존의 미학관에서 脫規範化․脫規定化․脫形式化를 선도하면서 순수한 자기 심정의 眞을 중시하는 미학관을 새롭게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