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만지역은 역삼동·흔암리유형의 취락이 가장 밀집되어 분포하는 지역이다. 또한 금강유역의 가락동유형과는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분포범위가 명확하게 구분되고 있어 양자의 관계를 조명하기에도 매우 중요한 지역에 해당한다. 또한 중기의 송국리유형의 기원 및 형성과 관련해서도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주목을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렇듯 아산만지역은 한반도 청동기문화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아산만지역의 청동기시대 유적의 구성은 전기에 해당하는 생활유적이 대부분이다. 일부 중기 단계의 유구들이 전기 단계가 중심인 유적들에서 소수 확인되는 양상을 보이며, 순수하게 중기 단계의 유구로 구성된 유적의 분포는 매우 희박하다. 또한 분묘, 경작유구 등 생활유적 외의 다른 성격의 유적은 거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도 생활유적으로 한정된 취락에 중심을 두고 검토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기 전엽에는 독립된 생활단위인 개별 주거지가 구릉의 능선을 따라 병렬 배치되는 양상을 보이며, 이후 전기 중엽 단계에 인구증가에 따른 주거지 밀집화가 발생한다. 전기 후엽에는 구릉정상부의 공지를 중심으로 소주거군과 주거군이 형성된다. 전기 전엽과 중엽에 소수의 수혈이 취락 곳곳에 분산되어 분포하였지만, 후엽에는 주거군 내에 군집된 채 확인되고 있다. 이는 주거군에 포함된 구성원들이 공지 인근에 조성된 초·대형주거지를 중심으로 통합된 생활단위를 구성하여 수혈을 경영하였던 것으로 추정하였고, 이러한 양상을 토대로 전기 후엽에 이르러 보다 구조화된 취락의 모습을 갖춰 나가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한편, 전기의 인구밀집지였던 곡교천유역은 중기 단계에는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반해서 충청 서북부의 서산지역은 반대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후 이러한 인구이동은 차령산맥 이남의 금강유역으로 확대된 것으로 파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