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발라드 2번》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전통적인 분석방법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조성구조의 모호함이 나타난다. 필자는 리스트의 증3화음에 대한 관심과 바이쯔 만(Carl Freidrich Weitzmann, 1808-80)의 이론을 토대로 성부진행의 측면에서 이 작품의 새 로운 분석을 시도하였다. 리스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바이쯔만은 1853년에 발표된 논문인 “Der übermässige Dreiklang”에서 증3화음이 다양한 조성과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 논 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리스트의 초기 작품에서 한 패시지의 장식적 역할로 사용되었던 증3화음은 바이쯔만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 증3화음의 영역이 확대되거나 작품의 동기와 결합하여 작품전체의 구조 로 사용되는 등 그 이전에 사용했던 방식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발라드 2번》은 1853년에 작곡되어 1854년에 출판된 작품으로, 이후 증3화음이 조성구조로 확장된 리스트의 작곡 스 타일을 살펴볼 수 있는 시발점이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증3화음이 표면적인 사용에 서 벗어나 거시적인 조성구조로 확장되고, 그 안에서 관계없이 나열되는 화성진행들도 증3 화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