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 서긍이 작성한 선화봉사 고려도경은 고려의 서해상을 항해한 가장 생생한 기록이다. 선박을 이용하여 고려를 방문한 서긍은 도서지역의 봉수를 이용하여 흑산도에서 벽란도까지 항해하였다. 고려가 도서지역에 설치한 봉수는 당시의 통항로에 인접한 곳에 위치하였고, 항해자가 24시간 식별할 수 있도록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로 위치를 표시하였다. 또한 산 정상에 설치하여 항해자가 원거리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려 봉수는 현대 항로표지 기본요건을 만족하며, 광달거리(시인성)는 약 29-39mile로 추정되고, 봉수의 광도 는 약 9,105-168,610cd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려의 봉수는 현대의 항로표지와 같이 항해자에게 쉽게 이용되고, 국가가 운영한 만큼 신뢰성이 높아 안전항해에 필수적인 항로표지 기능을 수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