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제도를 정당화하는 이론적인 근거로 자연권 이론과 인센티브 이론이 있어 왔다. 자연권 이론은 저작권 제도에 대하여 저작자 권리 중심의 해석을 시도했고, 인센티브 이론은 저작권 제도를 창작 인센티브 보호를 통해 저작물 창작을 촉진하는 공리주의적 수단으로 파악했다. 인센티브 이론은 미국 등에서 저작권 제도의 정당화 근거에 대한 주류적인 시각이 되었지만 외적 모티 베이션을 강조하는 특유의 관점 때문에 현실과는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다.
종래 인센티브 이론에 의한 현실 분석이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그 대안적 이론으로 행동법경제학 내지는 저작권 온정주의가 대 두되었다. 인센티브 이론 내지 합리적 경제인 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던 행동법경제학 이 저작권 온정주의로 발전된 것이었다. 온정주의는 개인, 특히 저작자들의 결정에 따른 결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인 선택을 제한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과 우리의 저작권 법상에도 종래의 인센티브 이론 내지 합리적 경제인 모델로는 해석하기 어려우나, 온정주의 이론으로는 무리 없이 해석 가능한 조항들이 존재한다.
저작권 온정주의는 종래 인센티브 이론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여 저작권법을 통한 현실보완을 도모할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즉, 온정주의 이론은 일부 취약한 저작권자들을 저작권법을 통해 보호할 근거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간접적 보완이라는 연성 온정주의를 넘어 직접적 보상(규제) 이라는 경성 온정주의까지 진행하는 것은 창작에 대한 개입과 시장의 왜곡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글은 연명치료의 중단에 관해 서로 상반된 결론을 내렸던 보라매병원 판결(대법원 2002도995)과 신촌세브란스병원 판결(대법원 2009다17471)이 전통적으로 의료사회를 지배했던 의사후견주의 혹은 가족주의적 후견주의의 이념을 어떠한 방식으로 수용하거나 변형 또는 거부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법원이 '의사'의 자연법적 의무를 강조한 것은 의사가 자연법 발견의 능력이 있음을 전제하는 전통적인 의사후견주의적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