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츠는 블레이크, 셀리, 오노레 발자크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음으로써 그의 시적 창작에 영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세계령 사상 형성의 이론적 배 경으로 삼고 있다. 예이츠는 블레이크의 예언시를 편집하면서 자신의 신비종교에 관한 관심을 강화시켰고, 셸리에게서는 세계령을 문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했으며, 발자크로부터는 인간의 의지가 세계령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인식했다.
아일랜드의 신화와 전설에 대한 예이츠의 관심은 민족문학에 대한 보존과 기록의 단순한 물리적 의무감에 머물지 않고 그의 평생에 걸친 관심이며 시정신의 기초가 되는 세계령의 사상으로 승화하고 있다. 아일랜드 지방에서 그가 수집한 신화와 전설들이 지역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유럽문화의 기본이 되는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을 대치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며 세계의 큰기억에 융합되어 역사의 흐름을 조관하는 에너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이츠의 초기 소설들은 직접적으로는 신화와 전설에 그 이야기의 바탕을 두고 있다. 또한 작가의 신앙, 역사, 그리고 특히 그의 신비종교적인 관심에 비추어 현실에서 벗어나 미지와 신비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적인 한계로 인해 실패하고야 만다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장미, 여명, 십자가 등 풍부한 예술적, 종교적 상징의 사용과 함께 인간과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 예지의 능력이 있거나 영웅적인 인간들) 귀신(ghost)과 정령들(spirit)이 함께 어울려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에 대한 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배경에서 진행되는 이 작품들은 기독교와 신비종교, 물질의 세계와 영적 세계, 고유성과 전체성 등의 대립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천상의 빛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신화의 세계를 경험한 노인들의 경험담이라는 형식을 통해 예이츠는 사라져 가는 아일랜드의 신화를 저장하여 큰기억으로 만들려고 하였으며, 동시에 그가 신봉하였던 영적인 세계를 표현하려고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