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에서 나타나는 시적 화자의 불안의 기분은 엘리엇의 초기시에 보여주는 다른 여러 감정들처럼 현대인들의 실존에 대한 이해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본 논문에서는 시적 화자의 불안의 감정을 하이데거의 초기 사상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불안의 의미와 함께 분석함으로써, 불안의 실존론적 의미에 주목하고자 한다. 실존론적 의미에서 프루프록의 불안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존재를 깨 닫게 되는 기분이다. 불안은 자기를 상실한 채 비본래적으로 살아가는 시적 화자에게, 섬뜩함으로부터 존재를 알려오며 양심의 목소리를 통해 본래적인 삶의 가능성을 개시하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엇은 프루프록의 불안을 통해 어둡고 절망적인 현대사회를 진단하기 보다는 불안을 통해 오히려 자기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실존 회복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불안은 하이데거의 초기 사상에 해당하는 존재와 시간과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에서 “무”와의 관련성을 가지고 깊이 있게 사유되고 있다. 불안과 불안이 드러내는 무의 성격은 「프루프록」에서 시적화자의 불안과 불안이 가져다주는 “압도적인 문제” 를 해석하는 바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