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고령(화)시대 노년 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점전환의 모색을 목표로 하면서, 근현대 개인주의 및 기술 산업사회의 경쟁 논리에 의한 인간관에 대한 하나의 대안(보완)으로 유가의 인간 관계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우리는 유교의 인관관계론을 ‘仁’개념에 토대를 두고 孔子(爲己, 恕) 및 曾子의 언명(忠恕), 그리고『孟子』및『大學』등에 산재한 기술을 재구성적으로 해석하였다. 공자는 “군자는 자기(己)에게서 구하다”고 하면서 자기정립의 학문 이념을 제시하였는데, 이러한 공자의 ‘爲己之學’을 증자는 ‘忠’개념으로 풀이하였다. 그리고 ‘忠’은 신체의 주관자인 마음을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不偏不倚),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無過不及) 표준 상태에 두어” 자신의 본성(仁)을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다. 나아가 ‘爲己之學’(忠)을 맹자는 ‘求放心之學’, 곧 “仁義(大體)로서 자아를 정립하여 大人이 되는 학문”이라고 규정하며 계승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大人之學에서의 자기정립은『大學』에서 제1강령인 ‘明明德’, 그리고 八條目 가운데 “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유가에서 타자관계는 우선 ‘恕’(推己及人)의 원리로 제시되었다. 恕는 “자기를 정립하고자 하면 남을 정립시켜 주고, 자기가 통달하고자 하면 남을 통달시켜 주면서 仁을 실천하는 방법” 혹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아야 한다.”는 등으로 공식화되었다. 그리고 이는『大學』에서 우선 ‘치국-‘평천하’의 가장 중요한 방법인 ‘絜矩之道’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그런데 이는 칸트적인 정언명법의 제1원리인 ‘보편성의 원리’, 제2원리인 ‘공평성의 원리’ 또한 함축한다고 해석되어 왔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恕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칸트 정언명법의 제3의 원리, 즉 ‘보편적 자기 입법의 원리’ 및 ‘목적의 왕국’의 이념까지 함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유가의 忠恕의 원리는 ‘보편적(우주적) 가족애’라고 하는 맥락에서 노인을 나의 부모처럼 대우하고, 노인들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베푸는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을 함축한다고 전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