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학사에서 당대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중당 시기의 문학사(또는 문화사)를 살펴보면, 아주 특별한 문학 현상을 접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詩僧”(집단)의 출현이 그것이다. 시승 이라 함은 문자 그대로 “시를 쓰는 승려”라는 말이다. 즉, 출가자인 승려들이 시가 창작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시승" 의 개념과 그 문화적 함의를 고찰해보고, 중당시기 시승 출현의 문학사적 의미를 조명하였다.
물론, 중국 문학사에 있어서 승려의 시가 창작이 중당 시기에 처음으로 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西晉시기부터 이미 승려들 개인의 창작 시가가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서진 시기의 승려 시가 창작은 그 작자나 작품 수가 매우 적고, 그렇기 때문에 또한 당시의 문단에서도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중당 시기 “시승”의 출현은 그 작품 수나 창작의 수준, 그리고 당시 문단에서의 지위에서나 모두 동진이나 중당 이전의 초당, 성당을 능가한다. 특히 중당의 "시승"은 시가 창작에 대한 높은 자각의식 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하나의 시가창작자로서의 집단을 형성하여 활동하였다는 점에서 볼 때, 唐代문학사나, 더 크게는 중국 문학사 전체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문학사적 입장에서 볼 때, 외래문화로서의 불교가 중국화되었다는 명확한 지표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고는 한국과 중국이라는 국경의 한계를 불문하고 양국의 시인들이 각자 마주한 인생의 고뇌를 해결한 양상을 살펴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중국 唐代와 한국 新羅時代의 문인 王維와 崔致遠의 禪詩를 고찰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인생과 사상을 앞서 살펴보고, 이 어서 그들이 구현한 창작 세계를 선 수행(習禪)과 시 창작(詩作)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그 결과 상이한 시공간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시인 모두 인간적 방황과 고뇌를 존재의 실 상에 관한 선적 가르침과 대자연을 향한 회귀에서 해결하였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선 체험적 깨달음(禪悟)이 시 작품에 공통적으로 체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양국 선시에 내재된 선사상의 보편적 특성과 시 창작 활동의 선수행적 가치에 대해 논의를 시도한 본고의 고찰이 차후에 진행될 선시 관련 연구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