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이탈리아 매너리즘 회화에 적용된 패러디가 형식적 유희를 넘어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비판하는 능동적 조형수단임을 밝히는 데 있다. 먼저 이 글은 16세기에 가장 인용도가 높은 작품인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 나타난 패러디 양상을 검토한다. 그는 원작의 문맥과 내용을 고려하여 작중인물에 고대 조각의 파토스를 잔존시킨 것 외에도 다양한 관점의 서사를 창출해 냈다. 또한 이 글은 미켈란젤로의 추종자 중 하나로 꼽히는 피렌체 출신 화가 아뇰로 브론치노의 작품에 담긴 패러디적 요소에 주목하면서, 그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방식으로 원작과의 생산적-전복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는지 분석해본다. 대가의 작품을 무의미하게 모방하곤 했던 16세기 후반기 다수의 매너리즘 화가들과 달리, 브론치노는 세련된 기교의 역설을 통해 원작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써 기존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예술적 전환점을 성취하였다고 볼 수 있다.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how the Italian Mannerist paintings used parody as an active formative vehicle to reflect on or criticize their contemporary society rather than as a means of a formal play. We start by examining the parodic aspects in Michelangelo’s Last Judgment, the most frequently cited work in the 16th century. Michelangelo brought on various perspectives to build new narratives ― such as instilling the pathos of ancient sculptures in his characters. This study then focuses on the parodic elements in the works of Agnolo Bronzino, who was a follower of Michelangelo. We analyze the context in which ― and the methods with which ― Bronzino established the productive-subversive relations to originalworks. Unlike many Mannerist painters of the 16th century who blindly imitated masters’works, Bronzino made an artistic breakthrough by reconstituting, with a paradox of skills, the messages contained in original works to meet the needs of th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