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S. 엘리엇의 초기 시 「서곡들」은 향후 엘리엇의 시의 세계를 미리 알려주는 척도로서 그 의미를 지니며, 반복되는 도시의 저녁과 밤 그리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며 인간의 영혼이 도시의 길에 나타나는 파편화 된 이미지와 상징적 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서곡들」에서 인칭대명사의 병존을 통해서 주체와 객체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과거와 미래가 현재에 공존할 수 있다는 베르그송의 시간적 개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음악에서 악기의 테스트나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때 서곡의 즉흥연주 기법을 사용하듯 시인은 이 시에서 시적 즉흥 연주를 보여준다. 본 논문은 시간의 다양한 가면성이 어떻게 몰개성화 된 도시의 거리를 서곡처럼 연주하게 되는지를 증명한다.
『재의 수요일』이전의 전기시에서 엘리엇은 시적 화자의 자아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것은 자아를 발견하려는 또는 자아 없이 행하려는 투쟁의 과정이었다. 프루프록과 다른 관찰들 의 제사(題詞)의 마지막 2행은 시적 화자로서 자아인 ‘나’의 주체가 그림자같이 텅 빈 상태에 있으며, 이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는 점을 요약하고 있다. 이러한 견고하고자 하지만 견고할 수 없는 프루프록과 다른 관찰들의 주체를 ‘주체적인 것’이라보면 이러한 ‘주체적인 것’이 이 시집의 시적 화자들의 주체의 공통된 특징이다. 1917년의 프루프록과 다른 관찰들에서 계속 의문시되었던 주체의 위상에 대해서 1920년의 시집은 질문하지 않는다. 시적 화자의 주체에 대한 내면적인 회의가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시집』의 시적 화자의 주체는 ‘주체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