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정한 의미 하지만 가능한 읽기: 예이츠의 “Among School Children” 읽기
폴드만의 “Among School Children” 읽기는, 언어의 근본적 비유성, 즉 말해진 것과 다른 것(들)을 의미하는 속성에 근거한 그의 해체론 전개에 중요한 예이다. 이 시에 관한 그의 논의의 초점은 마지막 시행 “How can we know the dancer from the dance?”가, 전통적 해석들에서와는 달리, 수사의문문이 아니라 문법적 의문문으로 읽힐 수 있으며, 이 때 이 시행은 예술적 형식과 내용 사이 그리고 더 나아가 기호와 지시체(또는 의미) 사이의 숨겨진 차이성을 드러낸다는 데 있다. 드만에게 있어서 이 차이성은 언어의 자의성과 언어 기호의 비고착성에 직결되며, 이들은 다시 의미의 불확정성을 넘어 읽기의 불가능성으로까지 이어진다. 의미의 불확정성은, 다시 말하면, 주어진 표현에 적용될 문맥을 결정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퍼스에 따르면, 의미작용(signification)이 무한한 기호과정에 속해있긴 하지만, 해석의 공동체(community)라는 의미작용 외부의 원리에 의해 의미작용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에코는 이 원리로부터 비록 어떤 해석을 배타적으로 또는 우선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그 해석이 부적절하다는(illegitimate) 것은 문맥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이때 문맥이란, 한 텍스트내의 특정한 표현이 문제가 될 때, 그 표현을 들러 싼 텍스트 자체, 더 정확히 말해서, 그 텍스트의 요소들 사이에서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일종의 일관성이라 할 수 있으며 이 텍스트의 일관성은 해석의 최소 조건이 된다. 드만의 “Among School Children” 읽기는 이 조건에 비추어 부적절함이 드러난다. 결국, 해석의 최소 조건에 의해 의미의 불확정성은 읽기의 불가능성이 아니라 텍스트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다양한 읽기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