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초기시에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의 성 정체성 넘어서기
엘리엇의 여성관은 늘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엘리엇의 전기적 사실이 부각되던 시기에는 그의 시에 등장하는 여인들을 여성혐오주의의 희생양으로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엘리엇은 모든 시의 출발은 사적 경험이라고 하였으니 시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그의 삶에 등장했던 여인들과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몰개성시론이 반증하듯 엘리엇은 사적 경험을 분석·해체하여 객관적, 보편적 경험으로 승화시키려고 일관되게 노력하였다. 비록 시대적인 한계와 개인적인 편견에 기인한 가부장적 어조와 관점이 다소 남아있다 하더라도 엘리엇의 시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개인의 경험과 관점을 넘어선 시적, 상징적 인물로서 기능한다. 여기에 엘리엇 특유의 자기조롱 및 극적아이러니가 작용하여 이들 여인들의 성적, 젠더적 정체성을 중립화시키고 남성 등장인물과 공감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 나간다. 엘리엇의 여인들은 여성으로서 보편적인 인간의 한 축을 대변하는 한편, 그들이 겪어내는 고통을 매개로 다른 한 축인 남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 두 성적, 젠더 주체는 고통의 대상인 동시에 주체로서, 한번 해체되면 새로운 통합과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다. 이 점에서 엘리엇의 여인들은 궁극적으로는 구원의 가능성과 희망을 염두에 둔 상징적 설정이다.
Eliot’s ladies have long been a critical focus, especially since the psychoanalytical and feminist criticism prevailed in the 1980s. Many critics, heavily depending on his biographical facts, labelled Eliot a misogynist and viewed his lady characters as scapegoats of misogyny. It is true that they cannot be separated from the ladies in his real life, as Eliot himself endorsed that poetry originates from the personal experience. However, his poetry from the very beginning is an analysis of his personal experience that was put under the scrutiny of self-irony. Eliot’s ladies are thus rendered symbolic of humanity in general. They are continuous with the men characters in their role as the sufferer and the suffered at the same time. This duality of Eliot’s ladies, along with his duality as a poet, is reflected and symbolized in the interchangeability of dissected bodies between female and male. Ironically enough, they have to be fragmented―depersonalized―first in order to be reconstructed. Their eventual transcendence beyond gender binary is the common ground for the redemption of huma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