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착상부터 임신 후반기까지 영장류의 생식활동은 모체와 태아간 면역계의 관용과 거부의 균형에 의존하게 되며, 이런 면역반응은 부성의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를 가진 배아 또는 태아에 의한 면역계의 자극을 모체가 인지함으로써 시작된다. 태아에 대한 모체의 면역반응은 “면역관용, immune tolerance”이라는 자궁 특유의 면역학적 특징을 보인다. 1950년대 Medawar 등은 태아가 모체 내에서 면역계의 공격을 이기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전으로 i) 모체 면역세포가 태아항원에 대한 무반응 (anergy) 또는 면역관용을 획득한다는 가설, ii) 태아와 모체간 해부학적 장벽에 의해 모체 면역세포가 태아세포에 접근할 수 없다는 가설, 그리고 iii) 태아세포 스스로 동종항체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가설 등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Medawar의 가설은 초창기 생식면역학의 기본 개념을 제시하였지만 태아항원과 모체 면역계 사이에 이루어지는 면역관용 현상을 설명하는데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후, 자연살해세포 (natural killer, NK cell), 자연살해 T 세포 (natural killer T, NKT cell), 면역조절 T 세포 (regulatory T, Treg cell), 단핵세포 (monocyte), 수지상세포 (dendritic cell), 대식 세포 (Macrophage) 등 다양한 종류의 모체 면역세포들이 면역관용에 관여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었다. 이들 면역세포들은 자궁 내의 태아와 모체가 접촉하는 “태아-모체 접촉면, feto-maternal interface”에 decidual associated lymphoid tissue (DALT)라는 임신 특이의 조직학적 구조물 내에 존재하며, 태아에 대한 모체의 면역관용을 획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착상 및 임신 유지에 수반되는 혈관생성 및 영양막 (trophoblast)의 발달에 필수적인 무균성 염증반응 (sterile inflammation)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ALT에서 모체의 면역세포들과 여러 전달물질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연결망의 형성에 의한 적절한 염증반응은 배아의 착상 및 임신의 유지에 필수적인 혈관생성 및 영양막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적절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오랜기간 지속되는 염증반응은 급성 혹은만성 이식거부 반응과 유사한 작용을 일으켜 태반의 성장, 태아의 성장 및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며, 착상부전(repeated implantation failure), 습관성 유산 (recurrent spontaneous abortion), 임신 자간증 (preeclampsia) 등 그 병인이 유사한 생식능력장애 (defect of reproductive performance)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간 탈락막 또는 자궁내막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는 극소수의 백혈구만 존재하며, 주로 세가지 아형의 면역세포 즉, T 림프구, 대식세포, 자궁 내 자연살해세포 등이 주를 이루고, B 림프구가 거의 없는 점 등에서 말초혈액의 면역세포의 구성과 많은 차이가 있다. 그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착상과 임신의 유지를 위해서는 태아의 동종항원에 대한 모체의 면역반응의 균형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균형에 문제가 생겨 과도한 면역반응이 유도될 경우, 태반의 성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여 착상부전 (recurrent implantation failure, RIF)이나 반복적 유산 (recurrent spontaneous abortion, RSA), 전자간증과 같은 생식부전 (reproductive failure)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 중 태아에 대한 모체의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들 중 NK cell의 착상과 임신을 유지하는 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최근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NK cell의 적절한 면역반응에 대한 조절을 실패는 습관성 유산, 불임 (infertility), 그리고 전자간증 (pre-eclampsia) 같은 병리학적 기전들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근래에 습관성 유산의 원인과 관련하여 NK cell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말초혈액에서 NK cell(periopheral blood NK cell, pbNK cell)은 대부분이 CD56, CD16 세포 표면 항원을 발현하고 강한 세포 독성 (cytotoxicity)을 가지는 반면, CD56 세포 표면 항원은 강하게 발현하지만 CD16 세포 표면 항원은 발현하지 않는 자궁 내 NK cell (decidual NK cell, dNK)은 세포독성은 약하고 다양한 종류의 cytokine을 분비하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러 문헌에 의하면, 정상 임신 초기에는 pbNK cell의 활성도와 분획은 감소하는 반면, 습관성 유산 환자에서는 증가되어 있고, 임신을 확인하기 전에 측정한 경우 역시 습관성 유산의 경력이 있는 여성에서 pbNK cell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 pbNK cell의 세포용해 활성도 또는 분획의 증가는 연속되는 임신에서 습관성 유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보고되었으며, 그 결과는 NK cell의 면역작용에 대한 성공적인 조절이 임신의 성공 및 유지에 중요한 요소라는 결론이 제시되었다. 한편, 유산이 진단된 유산산물의 탈락막 내에서 CD56+CD16- 형태의 dNK cell이 높게 검출되어 dNK cell의 작용부위가 착상부위임을 보고하였으며, 결국 습관성 유산 및 착상 부전 등 NK cell에 의한 생식 부전의 진단에는 자궁 내의 NK cell의 세포용해 활성도와 분획의 분석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지만, 검체 채취의 윤리성과 검사방법의 어려움으로 연구 수행에 많은 제한이 있다. 본 강의에서는 임신의 성공과 유지에 관련 하여 NK cell의 역할 및 착상부전, 습관성 유산을 예측하는데, NK cell의 진단적 기능에 대해 문헌고찰 및 저자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