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of a Journey to Japan and Chŏng Hukyo’s Perception of Japan
『부상기행』의 특징과 정후교의 일본 인식
본고는 기해통신사 사행록인 『扶桑紀行』의 내용상의 특징 및 저자 鄭后僑의 일본 인식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후교는 숙종대 김창흡, 신정하를 비롯한 노론 계열 문인들 사이에서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는 1719년 부사 황선의 자제 군관으로 사행에 참여하였으며 제술관 및 서기들과 함께 일본인들과의 시문창화를 담당하였다. 그에게 일본 사행은 詩材를 제공해주는 일종의 유람이었으며, 이에 따라 그의 사행록 역시 견문이나 정보 전달보다 는 유람의 체험을 곡진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상의 특징으로는 감각적인 풍광 묘사와 독특한 유람 체험의 전달을 위주로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일본 문사들과의 필담 교류를 일기와 시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고래사냥이나 시문창화의 현장 등 다른 사행록에서 발견되지 않는 다채로운 경험을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한편 『부상기행』에 나타나는 저자의 일본 인식은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일본의 법도와 국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감성적인 공감을 통해 일본인의 성품과 습속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화이론적 사고의 변용을 통해 일본 문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조선 지식인이 기존 관념의 전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그것의 변용, 혹은 우회적 방식을 통해 새로운 인식을 창출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운 사례이다. 이상 『부상기행』에 대한 검토를 통해 사행록 연구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분석의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시기 및 다른 시기의 일본 관련 기록과의 비교를 통해 본고의 논의를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This study examines the characteristics of Record of a Journey to Japan (扶桑紀行, Pusang kihaeng) written during the 1719 embassy and the perception of Japan by its author, Chŏng Hukyo. Chŏng was recognized as a prominent poet among Noron literati such as Kim Chang-hŭp and Sin Chŏng-ha during the reign of King Sukjong. As a soldier of the 1719 mission to vice envoy Hwang Sŏn, he was responsible for exchanging poetry with the Japanese along with the embassy’s clerks and secretaries. Joining the mission to Japan was a form of leisure for him, and this is apparent from how his emissary record focuses on detailed such sightseeing experiences rather than on information. The record mainly focuses on sensory descriptions of scenery and unique sights as well as recreating the exchange of diaries and poetry in written conversations with Japanese literati. In particular, it is noteworthy for its vivid descriptions of diverse experiences such as whale hunting and sites of poetry exchange not found in other emissary records. Moreover, Chŏng’s perception of Japan can be analyzed from three aspects. The first of these is approval of Japan’s legal system and national strength. The second is a sensitive reappraisal of Japanese character and customs from a sympathetic viewpoint. The third is a new understanding of Japan’s civilization through an adaptation of the discourse of Sino-barbarian dichotomy (華夷論, hwa-yi-ron). The last is particularly interesting in its adaptation, or roundabout modifying, of the premises of an existing concept among Chosŏn intellectuals to produce a new understanding. The above investigation of Record of a Journey to Japan demonstrates several important points for analysis in research on emissary records. A comparison with records from the same or different time periods will broaden the scope of the st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