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에서 인간의 수명은 하늘로부터 받는 것으로서 태어나면서 정해진 수명이 있다는 운명론적 믿음이 보편적이었다. 본고에서는 꿈을 통해 예견되는 이야기들을 수록한 『몽점일지』「수명편」을 다루었다. 그 가운데 수명에 대한 운명론적 관념에 도 불구하고, 하늘로부터 받아 정해진 채로 타고난 수명이 인간 삶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분석했다. 주요 작품 분석은 수명을 주고받은 이야기, 음덕을 쌓아 수명이 연장된 이야기, 그리고 고대 중국인들이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겼던 사명군과 함께 인간 생의 선악을 낱낱이 기록해 심판의 기준으로 삼은 생사부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이 이야기들의 공통점 은 국가적 대의나 至孝, 至誠 등의 윤리적 가치, 선한 삶이야말로 정해진 수명도 바꿀 수 있다는 고대 중국인들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리고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인간 삶에 요구되는 윤리적 가치와 연계시킴으로서 善과 不善의 차이가 수명의 가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양산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념은 전통시기 중국에서 하나의 도덕률로 작용하여 실천적 삶의 기준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맹자가 아내의 무례함을 싫어하여 내쫒았다(孟子出妻)’는 이야기는 긴 역사를 통해 호사가 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列女傳』, 『韓詩外傳』, 『荀子』 등 여러 문헌들 속에서는 이 고증하기 어려운 에피소드를 자신들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전고로서 소비해왔다. 궈모뤄(郭沫若)는 역사소설 속에서 다시 이 이야기를 수양에 방해가 되는 아내의 존재를 부담스러워한 맹자의 모습으로, 그리고 그 인간적인 고뇌를 알아챈 아내가 스스로 집을 나간 것으로 재구성하였다. 그 과정에서 맹자의 고뇌, 남편에 대한 아내의 존경과 간절함, 그리고 성현이 되고자 하는 남편의 정진을 위해 선택한 희생 등 복합적인 심리들을 담아내면서 기존의 인식들을 비틀어놓았다. 亞聖으로서의 정형화된 형상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가려졌을 법한 맹자의 인간적인 모습은 궈모뤄의 서사를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본 논문에서 살펴본 맹자에 대한 이야기는 팩션 장르를 통해 이루어지는 고전에 대한 파격적 이해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그 해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얼마나 다양하고 유연한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