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경쟁 가운데, 첨단 디지털 기술의 공급망과 데이터 수 집, 유출, 조작, 유포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급망안보와 데이터안보 가 교차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데이터안보나 공급망안보 각 각에 대한 기존 연구는 있었으나, 이 둘의 교차점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드물다. 이 연구에서 다루는 데이터안보 사안들은 정부뿐 아니라 개인이 나 민간 행위자들이 취급하는 데이터들이 국가안보적 사안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신흥위협이 공급망위협과 상호작용하며, 국가안보 적 우려로 비화한 사례로 화웨이의 5G, ZPMC 항만 대형 크레인,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 라이다, 중국산 DJI 드론 등이 있다. 본 연구는 이러 한 사례들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어떤 대응이 이루어졌는지 탐구하였다. 특히, 관련 이슈들을 안보화하고 대응책을 앞서 제시하고 있는 미국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기존의 안보화 이론을 보완하여 정치경제적 측면 을 추가하였다. 행정명령, 전략서 발간, 연방 예산안 그리고 새로운 전문 기구들의 창설을 통해 신흥 위협에 대처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공급 망 재편, 표준, 규범, 규제의 설립을 통해 변화하는 국가의 안보 제공자 로서의 역할을 조명하였다.
2019년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이 채택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은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거나 새로운 협력 메커니즘 을 수립하는 등 기존 메커니즘을 획기적으로 대체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 려 기존의 협력 아젠다들을 종합하고 정리한 문서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아세안은 왜 이러한 지역 전략 문서를 채택했는가? 본 연구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아세안 AOIP의 수립 배경과 이를 통한 아세안의 인태전략 해석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 연구는 아세안의 인태전략이 외부 환경과의 고려 가운데 내려진 전략적 선택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종종 간과하고 있 다. 본 논문은 아세안의 전략적 선택 추론을 위해 아세안에게 크게 네 가 지 가능성이 있었음을 제시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AOIP와 기타 협 력 이니셔티브 등의 내용을 분석하여 소개한다. 또한 구체적 근거 제시를 위해 AOIP에서 강조된 4가지 영역(해양협력, 연계성, UN SDGs, 기타 경 제협력 등)이 대화 상대국과의 협력 과정에서 어떻게 등장하는지 살펴본 다. 본 연구는 인태지역을 둘러싼 이해 당사국의 역동성을 아세안의 AOIP 수립을 통해 구체화했다는 연구 함의와 더불어 향후 이를 중심으로 한 AOIP의 발전 가능성을 탐구했다는 점에 연구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