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문학 작가이자 기독교 변증가로 자처했던 C. S. 루이스는 한 작가의 사상이 그의 문학적 상상력과 교감되는 방식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성서의 에덴 신화를 홀로서기의 유혹이라는 관점에서 재형화한 『페렐란드라』도 그 중 하나다. 여기서 루이스는 등장인물들이 야기하거나 경험하는 다양한 도덕적 갈등의 상황을 그려내는데, 여기서 그는 기독교 사상가로 자신의 신념들을 문학적으로 개연성이 있게 드러내 보인다. 가령 작품의 시작 부분에서 화자 ‘루이스’의 짧지만 강렬한 내적 갈등은 도덕적 결단의 상황에서 실재에 바탕을 둔 이성과 욕망에서 기인하는 상상력의 상충되는 역할에 대한 문학적 사례 연구처럼 읽힌다. 또 주 대적자 웨스턴의 당혹스런 움직임 역시 독자들을 도구적 이성의 위험, 자기애의 욕망과 상상력 등, 다양한 도덕적, 철학적 갈등의 드라마로 이끌어 들인다. 랜섬이나 초록 여인 등 다른 주 인물들을 분석해 보면, 이에 대한 논의는 더 풍성해질 것이다. 루이스의 다른 소설들 및 철학적, 변증적 작품들과의 상세한 비교, 분석은 루이스가 그의 사상과 문학적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방식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