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선후기 영남이 배출한 대표적 무장 한범석(韓範錫)의 교지류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검토한 것이다. 한범석은 남명학파의 핵심이자 학문의 전통이 깊었던 청주한씨 조은가문(釣隱家門)에서 태어났으나 무과로 발신하여 영조대에는 병사(兵使)에까지 오른 현달한 무장이었다. 그가 남긴 교지류는 무과합격증인 홍패(紅牌), 인사 발령 교지를 비롯하여 유서(諭書)·유지(有旨)·녹패(祿牌)·사급기(賜給記) 등 총 50점에 이른다. 인사 발령 교지의 경우, 현전하는 무신 관련 교지 중에서는 자료적 밀집성이 매우 높아 무신의 관직생활을 추적·복원할 수 있는 사료적 장점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유서는 내용상 ‘밀부유서(密符諭書)’에 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특정 관직의 경우 한범석의 유서가 유일한 것이 있어 고문서의 새로운 발굴과 집적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주목되었다. 특히 영조가 한범석에게 활과 화살 등 전투 장비를 하사한 사급기는 그 형식과 내용에 있어 희귀본으로 파악되는 바, 조선시대 고문서의 활용, 사급기(賜給記)의 형질(形質)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판명되었다. 이 연구는 한범석이라는 특정 인물이 남긴 교지류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사례 연구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이런 연구가 축적될 때 고문서의 사료적 가치와 활용에 대한 이해도 더욱 신장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