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글은 1799년경 출판된 속서 속홍루몽의 서사적 특징을 살펴 그 의의에 대해 논 하고자 한다. 속홍루몽은 그동안 “황당무계”, “중하층문인의 기호” 등 부정적인 평 가 가운데, 소설 내용에 대한 연구는 적은 편이었다. 이에 본글은 그로테스크 개념을 통해 속서의 내용과 의의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했다. 속홍루몽은 대관원에서 비롯 되는 우아하고 세련된 사건과 통속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을 동시에 배치하여 ‘정상’과 ‘비정상’, ‘윤리’와 ‘비윤리’적인 상황을 비교하였으며, 속서의 인물들은 신체가 훼손당 하거나 배설 행위를 통해 성격이 바뀌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즉, 속서의 기괴한 서 사는 의도적으로 배치된 정황이 있으며 일정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로테스크 미학이 지향하는 새로운 생명력을 낳는 효과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속홍루몽은 원 소설 홍루몽의 주제와는 다소 다른 성격의 글이지만, 속서의 저자는 저술 단계에서 원소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구상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속 홍루몽의 인쇄와 그로테스크 서사는 19세기의 청대 문화자본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 지만 성공한다면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저술 기획을 시도했다는 사례이다.
본고에서는 『홍루몽』 텍스트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역대 명화와 서예 작품들이 해 당 공간에서 어떠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곳에 사는 인물들과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 는지 분석함으로써 『홍루몽』 속 전통 서화 예술의 의의와 가치를 고찰해 보고자 하 였다. 『홍루몽』에서 서화는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 보여주고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하 나의 중요한 서사적 장치로 운용되었다. 처음에는 서화의 자체적인 형상으로 독자에 게 다가가나 어느 순간 공간 속의 인물과 어우러지면서 모종의 의미체계로 독자에게 수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홍루몽』의 서화 예술은 단순히 그림이나 글씨라고 하는 개별적인 소품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인물 감상 및 주제의 차원으로 확장되어 소설의 경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고양시켜 주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