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우의 영물시 「戱次人水陸菜品三十八絶」에는 서민들의 생활상, 物 象에 대한 逼眞한 묘사, 格物을 통한 性理의 이해가 나타나 있다. 「희차 인수륙채품삼십팔절」시에는 국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이 애잔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우리의 산과 들, 바다에서 자라는 식재료로 사용되는 식물들이 거짓 없는 진솔함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식용 식물을 통해서도 성리의 본질을 깨닫고자 노력한 성리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폭넓은 본초학의 상식으로 국토에 자생하는 식물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면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희차인수륙채품삼십팔절」에서 보여준 작시의 자세는 문학작품이 사회의 문화나 분위기를 알게 해주는 治世의 자료로서의 의미가 있으며, 詩作의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문학관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리고 만물을 대하여 그 속에서 명덕의 이치를 깨달아 성찰하고 日新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성리학자로의 모습이 시에 그대로 나타났다. 2,000여 수의 한시가 말해주듯 그는 시작을 꺼리지 않았으며, 물상에 대한 소회를 기발함으로 풀어내기도 하였다. 이는 그가 기발하고 참신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발현된 詩心으로 내면에 온축된 物産에 대한 지식과 감화가 가감없이 형상화된 것이다. 시작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표현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였으니, 문학에 대한 그의 식견과 역량을 유추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