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에 군형법 제92조의 6 추행죄에 관하여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 체 판결(2019도3047)은 법학방법론적으로 다양한 문제지점들을 담고 있어 서도 관심을 끈다. 그 판결에서 다수의견과 별개의견들 및 반대의견은 적용 법조항의 의미를 두고서 전통적인 법학방법론의 네 가지 방법인 문언, 체계, 역사, 목적은 물론 법해석과 법형성의 구별 및 허용되지 않는 법형성, 헌법합 치적 해석과 헌법정향적 해석, 그리고 법해석 일반론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다수의견이 법원의 법해석권한을 넘어서 국회나 헌 법재판소의 권한을 침해하는지가 명시적으로 다투어진 점은 법원의 법해석권 한의 한계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연구에서는 이 판결을 법학방법론상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평가하였다.
1. 문언해석의 차원에서 군형법 추행죄에서 대표적인 예시적 구성요건인 ‘항문성교’는 이성 간에도 가능한 일상적 의미가 아니라 남성 간의 행 위를 가리키는 일종의 전문용어로 해석하는 것이 동 조항의 입법의도를 포함한 역사적 맥락에 부합한다. 이 판결의 다수의견은 이와 달리 그 단어를 일상적 의미로 해석해서 항문성교의 대표적인 예시적 구성요건 으로서의 의미를 탈각시키고 소극적 구성요건을 창설하였다. 법문언에 반하는 이러한 목적론적 축소해석은 민주적 법치국가에서 재판의 법률 구속성 요청에 따르는 엄격한 정당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2. 체계적, 목적론적 해석의 차원에서 동 조항의 보호법익으로 군기 이외 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함시킨 다수의견은 군형법과 형법의 체계에 맞 지 않다.
3. 역사적 해석의 차원에서 다수의견은 입법자의 의사를 지나치게 경시하 였다.
4. 입법자의 의도에 반하는 법해석 또는 법형성의 정당성은 예외적으로만 인정될 수 있다. 국회의 입법권과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권을 침해 하여 법치국가원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 판결 다수의견의 법형성은 그러한 예외적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다.
5. 헌법합치적 해석은 헌법의 기본권 조항들 뿐 아니라 민주적 법치국가의 권력분립존중 요청에도 부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판결 다수의견은 그런 요청에 부합하지 않아서 헌법합치적 해석으로 타당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이 판결의 다수의견과 별개의견들은 민주적 법치국가 원리에 따라서 존중해야 하는 국회의 입법권과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권을 침해 하여 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