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외래 문물의 유입이 본격화되었던 조선의 개항 이후 한국의 궁궐건축에 유 입되어 공간을 구성하고 장식했던 청(淸)의 공예품들을 파악하고, 이들의 유입 정황과 양식 특성을 고찰하였다. 조선과 청의 무역은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朝淸商民水陸貿易章程, 1882년)의 체결, 기선회사들의 경쟁, 화상(華商)의 활동 등에 의해 1880년대 이후 크게 증가하였으며, 궁궐 에서 사용될 물품들은 중국 상해와 조선의 인천을 잇는 항로를 통해 청으로부터 유입되었다. 1891년 건립된 경복궁 집옥재(集玉齋)는 건축의 재료(벽돌)와 축조법, 기둥과 현판 그리 고 실내 공간의 문과 격단(隔斷) 장식 등에서 중국 건축의 장식 요소들이 반영되었다. 집옥재 는 청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궁궐건축으로써 청의 공예품 유입도 촉진하였을 것으로 판단 된다. 이와 관련하여 현전하는 청의 가구, 도자기, 금속공예품 등을 종합하여 양식 특성을 비 교한 결과 창덕궁에 전하는 중국 가구 일부와 도자기들은 페라나칸(Peranakan)을 대상으로 판매되었던 가구와 법랑자기(琺瑯瓷器)였으며, 청말 광동성(廣東省)을 중심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로 판매되었던 광동 가구와 법랑기였다. 조선의 궁궐에 유입된 청대 공예품들은 19세기 이후 중국의 무역항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중국의 미술품 수출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판매 대상과 지역에 따른 독특한 양식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