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아시아에 위치한 버마(1998년 미얀마로 개칭)의 소수종족인 까렌족이 서구 제국과의 만남을 통해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고 주권국가 건설을 시도하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버마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불교 국가로 19세기 후반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46년 1월 해방된 신생 독립국가(버마연방)이다. 버마 역사 상 정치적 주권을 전제한 민족주의운동은 영국이 버마를 식민지화하는 시기 소수종족 까렌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이 시기에 일어난 까렌 민족주의와 그 실천 과정은 당시 서구 기독교 선교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다. 소수종족 까렌족은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소개된 기독교와 서구문명을 구전된 까렌 신화에 나오는 ‘생명의 책’에 대한 예언(백인 형제가 생명의 책’을 가지고 귀환할 때 까렌족의 번영이 이루어진다)의 성취로 보고, 기독교와 서구문명을 열렬히 받아들였다. 그 결과 (버마족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민족주의를 형성하고 버마족으로 분리된 까렌 독립국 설립을 추구하였다.
언급한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본 논문은 먼저 식민지 전 구(舊)버마 전통사회의 구조를 개관하고 식민지 이후 변화된 사항들을 고찰한다. 다음으로 영국의 식민지 통치 시기 서구 기독교가 까렌족에게 소개되고 전파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기독교와 서구 문명의 영향으로 까렌 민족주의가 형성되고 현실에서 까렌 독립국 설립을 추구하는 과정을 서술한다. 본 연구결과는 19-20세기 초 기독교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간 복음과 서구 문명이 버마의 소수종족 까렌족에 주어진 특수 환경, 즉 식민정부의 종족분할정책, 다수 버마족과의 공존, 낙후된 문명과 정령신앙 등의 영향으로 아시아 여타 지역과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를 형성하고 실천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