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형성된 비아 캄페시나(Vía Campesina)는 근대화되고 세계화 된 식량 생산 체제(food regime)의 발전 과정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토 지, 물, 종자, 산림 등과 같은 생태 환경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제 혹은 착취되어 온 영세 농민들의 권리 회복을 주창해 온 전 세계적 농 민 조직이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후 비아 캄페시나의 ‘농민의 삶’ 회 복 주장에 전 세계의 농민과 다양한 농민 조직들이 동참한 배경에는 식량 생산 체제의 세계화에 따라 농민의 삶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되어 농촌과 도시의 빈민층으로 전락하거나, 곳곳에서 생태 환경이 파괴됨을 공동으로 목격하고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볼리비아의 전통적 농업 지역인 알티플라노(altiplano) 지역에서 전통 적으로 자가소비를 위해 생산되어 온 생계 작물인 퀴노아(quinoa)가 상업 작물로서 전환되는 기회를 맞이하면서, ‘농민의 삶’ 회복을 시도 한 알티플라노 농민들이 처한 딜레마에 관해 분석하는 것이다. 즉, 그 동안 글로벌 식량 체제는 농민들의 삶을 유지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으로 다뤄져 왔는데, 글로벌 식량 체제 아래서 새롭게 만들어진 기회 구조가 농민의 삶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과 정에서의 딜레마는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