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초의가 집필한 『동다송』을 사상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논문이 다. 우리나라에는 차에 관한 서적이 차문화 역사에 비해 그 분량이 적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서적이 조선시대 초의가 저술한 다서(茶書) 『동다송』은 아 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차문화는 승려들이 주도 세력이었으며, 차문화의 형성과 발달에도 이들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승려들은 마음 을 고요히 지니게 하여 正見을 갖게 되는 데 도움이 되는 차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차는 선승들의 좌선 시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음료가 되었다. 차와 수행, 다도를 한차원 높게 끌어 올리고 정립한 인물이 초의다. 초 의는 시, 서, 화에 능할 뿐만 아니라 차에 대해서는 ‘전다박사’, 그리고 선사 로서 선교융합(禪敎融合)을 중시하고 선의 생활화라는 새롭고 적극적인 선 풍을 드러냈다. 초의의 선교관은 휴정의 선교일치를 따르는 한편, 조사선과 여래선으로 연결 지으면서 거기에는 우열이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동다 송』은 우리나라 다서로서 중요한 저술이다. 초의 나이 52세에 차에 대해 물 어 온 해거 홍현주(1793~1865)의 부탁을 받고 저술하였다. 『동다송』을 이해 하는데 있어서는 선과 교의 융화적 시각, 내전과 외전의 융화 그리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도 기울지 않는 초의의 입장을 알아야 한다. 제자 소치 허유가 기록하고 있는 내용을 통해 초의의 다선관을 알 수 있다. 초의는 차를 마시다가 흥얼흥얼 시를 읊조리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선 정(禪定)에 들기도 했다. 선사의 청고하고 담적한 차 생활은 참으로 쉽고 편 안하다고 표현 할 수 있다. 초의는 차를 통해 자연과 하나되는 물아일체(物我 一體)가 되었으며, ‘차를 반쯤 마시다 문득 일어나 뜰을 거닐면서’에서는 다 선삼매(茶禪三昧)의 선열(禪悅)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