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차이니즈 디아스포라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인 「조이 럭 클럽」(1993)과 「크 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두 영화가 동양을 각각 재현하는 방식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밝히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조이 럭 클럽」속에 드러난 세대갈등과 정체성 갈등은 문명-미개화, 부유-빈곤이라는 이분법적 대립구조 에 입각해 묘사되고 있고 그 속에서 이민 2세대가 미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욕망을 포착할 수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그러한 이분법의 틀을 넘어 ‘리치’와 ‘크 레이지’로 동양의 성격을 표현하고 오리엔탈리즘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영화로, 중 국계 싱가포르인을 차이니즈로 혼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정체성의 갈등에서 벗어나 확고한 미국적 정체성을 가진 차이니즈 디아스포라를 보여준다. 두 편의 영화가 동 양을 재현하는 상이한 방식은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의 서로 다른 변주이며, 차이니즈 디아스포라가 미국 사회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본고는 예이츠의 1920년대 동양시편에 재현된 경계적인 입장을 확인코자 한다. 이 시기에 그는 네 편의 상상의 동양시편 즉 「하룬 알-라쉬드의 선물」(1923), 「비잔티움으로의 항해」(1928), 「모히니 채터지」(1928), 「비잔티움」(1929)을 발표한다. 이 기간에 예이츠는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스트의 환상을 반영하면서도, 이들 작품에서 비집고 나오는 틈새를 통하여 영국계 아일랜드인의 경계성과 자신의 분열된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가 상상한 동양은 여전히 도피의 공간이지만 1880년대의 동양시편보다는 더욱 생기 넘치는 환상적인 과거의 재현이다. 또 「모히니 채터지」에서는 종전보다 더 간결한 시형을 시도하면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면서 구속감을 덜어준다.
예이츠의 후기시(1920-1939)를 탈식민주의 입장에서 보려고 한다. 1920 년대 그의 시적 성향은 그 동안에 잠복되어 있던 영국에 대한 저항정신이 되살아나지 만, 만년으로 접어든 1930년 이후에 발표된 “동양시편”에서 영국에 대해 새로운 전기 를 맞는다. 이들 “동양시편”에 재현된 시적 표현에서 예이츠는 “상상의 동양”을 식민 주의자나 피식민지인의 도피의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영국에서 받은 유 산과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정신적인 분열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고, 화해를 암시하면서 극복과정의 일환으로 제3의 공간을 “차분한 대안”으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