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20세기 후반의 작곡가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오라토리오 양식 활용의 의미를 찾아 보려는 목적으로 헨체의 유일한 오라토리오 《메두사호(號)의 뗏목》(1968)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 작품은 1816년에 실제 일어난 프랑스의 호위함 메두사(Méduse)의 난파 사건을 소재로 했고 솔로, 혼성합창단, 관현악이 함께하는 전통 오라토리오 양식과 유사한 구성의 세속 오라토리오이다. 헨체는 인간의 삶을 향한 순수하고 강한 의지를 이야기하는 소재 선택과 인간에 대한 존중 과 도덕성을 노래한 전통 오라토리오의 장르 미학을 연결하고 악곡 구성의 기초로 삼았다. 그리고 상징적인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적절한 시각적인 무대와 극적인 움직임의 요소를 도입했으며 이야기 속 인물들과 그들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20세기 후반의 음악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는 작곡가의 개별성을 담았다. 사회 참여적인 작곡가로 변화하며 자신의 새로운 예술 철학을 담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한 헨체의 《메두사호(號)의 뗏목》은 종교적인 내용이 중심 주제인 오라토리오 장르가 세속적인 내용 을 담아서도 그 예술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했다. 또한, 작곡 경향의 자유로움이 무한한 20세기 후반에도 전통적인 장르 양식 활용이 작품을 창의적으로 전개하는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모던 예술가들은 메두사가 지닌 성적으로 매력적이면서도 죽음을 연상케 하는 기괴한 모습에 사랑에 빠졌다. 이 이중적인 이미지에서 심미적인 힘뿐만 아니라 우리의 관습을 타파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예이츠의 미친 제인이 바로 이 메두사의 디앤에이를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메두사 처럼 성적인 면과 폭력적인 면을 섞어 혁명적인 변화의 상징 역할을 한다. 이런 미친 제인은 예이츠는 그가 반대하는 방향으로 나갔던 아일랜드의 정치적 종교적 기득권 세력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누가 진짜 미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