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악’은 칸트가 규정하는 도덕법칙을 위협하는 ‘자연적 충 동성’이라는 악의 상태이다. 칸트는 인간이 어떤 도덕적 준칙을 자유롭게 채택할 때 선천적으로 악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하 였다. 이는 『성경』에 나오는 아담의 원죄와 마찬가지로 ‘근본 악’도 인간의 자유에서 비롯된다는 즉, 선택의지의 자유를 따르 는 결과이다. 도덕법칙이 이성을 훈육하고 강화하는 원리로써 존중되어 왔다면 ‘근본악’은 경계해야 하는 것으로 간극되어 왔 다. 하지만 최근 현대 영상물에서는 악이라는 빌런이 주인공으 로 등장하면서 악에 담긴 의미의 재해석이 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칸트의 ‘근본악’개념을 바탕으로 중국 고전 속 대표 적인 악인 캐릭터 반금련이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 감성과 이성 의 가치를 전도하면서 핫한 이슈로 존속되는 의미를 분석한 다. 또한 악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의 단서는 바로 인간의 원초 적 욕망에 있다는 점에서 반금련 캐릭터는 도덕 법칙을 이탈시 키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사회에 문란한 질서를 재생산하는 상 징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존재로 해석하면서 그 해석을 논증 하는 것을 궁극 목적으로 삼는다.
이 논문은 금병매의 여주인공인 반금련의 욕망분석과 그녀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게 된 원인 연구를 주제로 한다. 금병매는 명 중엽 이후의 심학 사상의 영향으로 인해 욕망을 긍정하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나온 소설이다. 그에 걸맞게 금병매 속의 모든 인물들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원초적이고도 다양한 욕망들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 중에서 도 반금련은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삶에 순응하거나 외부적 제약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고자 하였고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였다. 본고에서는 반금련이라는 인물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여러 욕망의 대상, 욕망 추구의 양상 등을 살펴보고 그녀가 맞이하게 되는 비극의 원인 을 개인적·사회적·사상적 배경 속에서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