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허법은 “자연법칙의 이용성”을 기준으로 발명의 성립성을 판단하고 있다. 또한 법원은 발명의 성립성을 판단할 때 발명에 기술적 특성이 있는지, 발명이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혹은 그러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기술적 수단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드웨어 내부 또는 외부에서 물리적 변환을 야기하는 경우에 자연법칙의 이용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었다. 또한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 또는 컴퓨터상에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발명의 성립성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발명의 성립성은 일본, 미국 및 유럽의 발명의 성립성과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공지능기술이 우리나라 특허법 하의 발명의 성립성과 다음과 같은 면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인공지능의 메커니즘은 설명하기가 어려워, 명세서에 발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발명의 성립성 법리를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두번째, 인공지능이 과학, 공학, 컴퓨터 등 기술적 분야뿐만 아니라 언어학, 문학, 경제학 등의 비기술적 분야에 적용됨에 따라 기술적 특성이 있어야 발명으로 인정하는 발명의 성립성 법리와 부딪칠 수 있다. 세 번째, 인공지능이 약한 인공지능에서 강한 인공지능으로 발전함에 따라 추상적 아이디어 또는 인간의 정신적 프로세스를 범용 컴퓨터에 단순히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인공지능 발명의 성립성을 부정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적 갈등은 우리나라 특허법의 발명의 폭넓고 유연한 정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법부에 의해서 주도되는 특허법의 대대적인 개정 없이도, 사법부 또는 특허청이 특허법의 “자연법칙의 이용성” 문구를 유연하게 해석, 발명의 외연을 넓힘으로써 인공지능기술을 포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