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彙』는 해서 자형 구조에 근거하여『설문』의 540부수를 214개로 간소하게 줄이고, 필획배열법이라는 획기적인 부수 및 한자 배열법을 확립하여 문자학, 사전학에서의 가치가 대단히 높다. 본논문은 『字彙』가 『설문』540부수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작용한 개혁 원칙을 밝혔다.『자휘』는 당시 유행하던 통속자를 수록하여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자를 규범화하는 게 목적이었던 만큼 자전 이용의 편의성과 통속성을 가장 중요시 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설문 부수를 연용해 쓰기는 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잘 쓰이지 않는 부수-空頭部首, 同形複體 부수, 도태된 한자로 된 부수 등-를 삭제하여 부수의 수를 거의 반 이상 줄여 사용자이 편의를 증강하였으며, 새로이 한자의 부수귀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기존의 부수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능한 새로운 부수의 창출을 줄여 부수체계가 번잡해 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새로이 부수를 재 귀납 하는 과정에서는 해서의 자형을 기준으로 하여 자형이 유사하거나 공동의 부건을 가진 부수들을 한데 모아, 다시 의미적 연관을 가지는 지를 파악하여 부수를 상호 병합시켰다. 자형이 유사하거나 공동의 부건을 가진 부수끼리 모았을 때 어떤 부수를 선택하여 귀납할 지는 오로지 그 부수의 통속성, 대중성에 따랐다. 즉 좀 더 많이 사용되고, 의미 범위가 더 넓은 부수를 남겨 나머지 부수를 병합하도록 하였다. 부수를 쉽게 귀납하고 자전 이용에 편의를 더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새로운 부수를 창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자휘의 부수 개혁에는 연용, 삭제, 병합, 창출이라는 대원칙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효과적으로 해서 자형을 귀납할 수 있는 부수를 정비해 나갔다. 자휘 부수의 특징은 『字彙』는 해서체의 자형을 기초로 불필요한 부수를 정리하여 부수체계를 간소하게 하였으며 검자의 편리성을 높였다는 것이다.『字彙』는 때로는 부수를 부호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는 매응조가 이미 한자 필획의 부호성을 인지하고, 실천을 통해 의식적으로 자의의 연관성에 의한 부수 귀납, 즉 ‘以義歸部’의 속박을 벗어나 해서 자형에 맞도록 부수 귀납을 재편성해냈음을 말한다. 『字彙』는 또 ‘필획배열법’에 의해 철저하게 ‘數’의 개념에 입각하여 부수와 각 부수의 소속자를 배열하였다. 또 같은 획수끼리 묶인 부수를 다시 십이간지에 의해 분류 병합하고, 각 부수에 속하는 한자의 수와 같이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모든 간지마다 부수가 20개에서 29개 정도 병합되고 글자 수도 고르고 체계적으로 배열되도록 하였다. 『자휘』는 그 이전의 자서들이 이룩하지 못했던 부수개혁의 경지를 초월하여『설문해자』부수를 계승함과 동시에 그것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였고, ‘필획배열법’을 확립하여 자서 이용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였으며, 후에 편찬된『正字通』,『康熙字典』,『中華大字典』,『辭海』,『辭源』등은 모두 『자휘』의 부수체계를 채택하는 등 후세 사서 편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