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한국 경찰영화의 서사관습과 경찰이미지를 분석하고 사회적 맥락에서 그 의미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 90년대부터 현재까지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찰 영화 여덟 편을 대상으로, 통합체적 요소인 플롯과 계열체적 요소인 인물을 중심으로서사구조를 분석 하였다. 이들 영화의 서사구조가 담는 사회문화적 함의에 따라 크게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 번째 유형은 경찰을 경제적 약자로 그린다.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정치적 권력 대신 경제적 자본이 사회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경찰의 모습 역시 정치적 측면보다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재현된 것이다. 서민영웅으로서의 경찰을 그린 두 번째 유형은 불합리한 경제적 사회구조에 집중한 첫 번째 유형에서 나아가 사회 전체의 구조적 모순을 탐색한다. 이 유형에서 한국사회는 허울 좋은 민주화와 경제적 안정의 이면에 부조리한 시스템이 작동하는 약육강식의 사회이다. 이 같은 사회에서 경찰이 영웅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폭력적 힘과 끈기로 범죄자를 따라잡을 수밖에 없다. 실패한 서민으로서의 경찰을 그리는 세 번째 유형은 경찰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결국 범죄자를 잡지 못하는 플롯을 전개한다. 두 번째 유형에 이미 나타난 사회구조의 한계를 표면으로 드러내며, 경찰의 힘으로 사회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신화 마저 무력화시킨다. 이 같이 세 가지 유형을 거쳐 진화해 온 한국의 경찰영화는 90년대 이후 서민의 삶을 주인공인 경찰에 투영하면서, 한국의 대중과 공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