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0년, 신경준이 저술한 『훈민정음운해(訓民正音韻解)』에 따라 순음(脣音) ㅁ・ㅂ을 水, 후음(喉音) ㅇ・ㅎ을 土로 오행을 배속하는 법이 성명학에서 다수설(多數說)로 정착되었으나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원본인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는 순음 ㅁ・ㅂ을 土, 후음 ㅇ・ㅎ을 水로 배속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로 인해 야기된 혼란을 해소하고자 국어학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훈민정음의 자음오행 배속원리를 궁구한 후, 『훈민정음운해』의 오행 배속법이 갖는 음운학(音韻學)적인 역사와 배경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우리말 음운과 중국 한자음운의 오행배속을 각각 달리 본 신숙주의 인식체계가 신경준으로 이어졌으며 『훈민정음운해』의 궁극적 저술 목표는 중국의 한자 음운체계와 소통(疏 通)하기 위한 ‘한자음운도(漢字音韻圖)’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우리말 음운을 우리글로 적으려고 한 한글 창제의 주된 취지, 음운(音韻)이 시대・환경에 따라 분별되는 성향, 순 한글과 한자의 발음이 동일한 현대의 음운적 특징에 의거하여 『훈민정음해례』의 오행 배속이 더 합당하다는 결론을 이끌었다. 또한 한글이 발음기관의 동작이나 모습을 상형(象形)한 문자이므로 한글 자형오행(字 形五行)을 도입하고 오행배속은 『훈민정음해례』에 준(準)할 것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