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아일랜드 시인들이 역사가 낳은 희생자들을 기술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시로 표현한 엑프래시스 장르 를 통해 이들은 민족의 공식적인 역사 이면에 잊혀진 이들을 되살리는 시도를 한다. 예이츠는 레이디 그레고리와 싱의 초상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영국계-아일랜드인들이 아일랜드 사회를 지배하던 과거 전통을 이어받아 상상의 공동체를 건설한다. 예이츠가 희생자들을 통해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것과는 달리, 히니는 공동체를 위해 희 생당한 이들을 기억하면서 자신의 죄책감을 표현하는데, 이는 당대 북아일랜드 사태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또한 예이츠는 지배계급 이데올로기를 반영하여 고정된 민족 정체성을 추구한 반면, 히니는 늪지에 관한 시에서 특정한 관점에 고정되지 않는 민족 정체성을 구상하고 있다. 현대시인 멀둔과 더컨은 희생자들의 이미지를 통해 국가권력 기관의 폭력성을 폭로한다. 멀둔은 정신병원에서 철저히 감시되는 한 개인을 그리고, 더컨은 한 개인의 사적 영역인 신체마저도 통제하는 국가사법 시스템을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