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미국의 미학자이자 미술비평가인 아서 단토가 2005년 기획한 전시 《9/11의 예 술》을 바탕으로 ‘예술의 종말’에 관한 그의 유명한 이론이 문화적 패러다임의 종말을 암시하는 현 실 정치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 분석해 본다. 이를 위해 논자는 단토의 이론을 전기와 후기로 나눌 것이다. 전기는 주로 1980부터 2000년 사이에 이루어진 예술의 분석적 정 의와 헤겔적 역사주의에 입각한 ‘예술 종말론’의 시기이다. 후기는 2000년 이후, 칸트에 대한 재 해석을 통해 종말 이후 예술의 주관적 보편성과 숭고한 비형식적 특성을 강조하는 ‘종말 예술론’ 의 시기로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단토의 이론에 내재하는 예술 종말과 종말 예술의 유의미한 대비 를 통해 예술 종말론의 논점들–포스트 내러티브적 예술, 일상의 변용, 지각적 식별불가능성, 의 미의 육화 등이 9/11과 같은 대재난에 의해 야기된 동시대 문화의 종말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재 해석 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단토의 예술 종말론이 간과한 종말 예술의 형식 적 특수성을 규정할 것이며, 이러한 종말적 형식들이 어떻게 재난적 (동)시대성을 반영하고 치유 해 가는지 논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