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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박찬욱은 1992년 감독 데뷔 이래 지금까지 당대의 현실을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중성과 예술성, 새로움과 낯섦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오며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왔다. 특히 2003년 개봉한 󰡔올드보이󰡕는 평단과 관객 모두의 호평을 받았으며, 이듬해 제 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 미국에서는 리메이크 작품이 상영되 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도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 영화 전체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오이디푸스 왕」과 󰡔올드보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입각하여 바라볼 때 그 서사구 조와 미학적 기능의 상동성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250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와 동서양이라는 공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동일한 구조의 작품이 수신자들의 내면에 동질의 정서적 울림 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현대 매체의 비극, 나아가서 문화콘텐츠의 창작에 있어서도 고대 희랍비 극의 덕목을 참작하고 반영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성이 ‘아리스토텔레스 비극 이론의 미학적 재현’에 있다고 보고, 이에 관해 보다 구체적,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그리스 고전 비극의 전범인 「오이디푸스 왕」과 󰡔올드보이󰡕의 상동성 을 고찰함으로써 그 대표적 양태를 ‘얽힘⋅풀림과 수수께끼의 플롯’, ‘말(言語)의 신탁과 복합적 플롯’, ‘단일한 전체와 아이러니의 플롯’의 유형으로 나누어 보았다. 한편, 극적 주체의 사회적 자질과 윤리적 자질, 그리고 ‘하마르티아’의 윤리적 측면에 관해서는 「오이디푸스 왕」과 󰡔올드보 이󰡕의 재현양상이 상이하다. 고대의 수신자들에 비해 현대 수신자들이 극적 주체의 사회적 자질 과 윤리적 자질에 대해 보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포클 레스가 신화를 끊임없이 재생시킴으로써 헬라인들의 내면에 신성성을 회복하려 했던 것처럼, 박 찬욱의 영화에서도 비극적 주체의 파멸은 극 안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인의 일상 속에 끊임없이 재생됨으로써 수신자의 내면에 연민과 두려움,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자신과 같은 수준의 사회적 자질을 지닌 극적 주체의 파멸은 그 외연을 확장할 때 일상의 파멸이며, 다시 인 간의 파괴이자 파멸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오이디푸스 왕」과 󰡔올드보이󰡕의 정 서적 상동성은 회복된다. 󰡔올드보이󰡕는 고대 서양 문명의 핵심적 문화유산이 21세기 동양에서 현재적 가치로 재현된 것이며, 다시 서양으로 수출되며 글로벌 문화를 창조적으로 재구한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작품이다. 본 연구는 박찬욱의 󰡔올드보이󰡕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플롯 이론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오이디푸스 신화의 직계 상속자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의 상 동성을 정치하게 고찰함으로써 두 작품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의 현재적 가치까지 제시 했다는 것에서 나름의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연구의 초점이 󰡔올드보이󰡕의 ‘영화’ 매체로서의 특성과 가치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는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이에 관한 연구 역시 향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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